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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빨대로 마셔라"… 커피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 5가지


커피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기호식품 중 하나다. 그중 당분 함량이 높은 믹스커피나 다양한 시럽으로 맛을 낸 커피들이 치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 아메리카노에는 당분 공급원이 없어 충치 위험은 비교적 낮다.

하지만 아메리카노에도 치아와 구강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이 숨어 있다. 바로 산도, 색소, 카페인이다. 이런 요인들이 치아에 어떻게 악영향을 미치게 될까. 치주과 전문의 김성호 원장(우리탑치과의원)과 함께 아메리카노가 구강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비교적 건강하게 마시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아메리카노 산도가 법랑질 약화시켜... 천천히 마시면 더 위험
아메리카노가 치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원인은 '산도'다. 아메리카노의 pH는 대략 4.8~5.5 사이로, 치아 법랑질이 약해지는 임계 pH인 5.5에 근접한다.

김성호 원장은 "아메리카노를 천천히 오래 마시면 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법랑질 표면을 연화시키고 칼슘, 인의 용출을 촉진한다"며 "반면 단번에 마시고 물로 헹궈 산 노출 시간을 줄이면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산성 음료에 장시간 노출된 치아는 표면이 부드러워지며, 이 상태에서 바로 칫솔질을 하면 오히려 마모가 심해질 수 있다. 특히 뜨겁거나 찬 아메리카노를 반복해서 마시면 열팽창과 수축이 누적되어 미세균열이 생기고 상아세관이 개방되면서 치아 시림 증상이 악화된다.

김 원장은 "이미 치아 마모가 있는 분이나 이갈이, 이 악물기 습관이 있는 분은 더 민감해지며 크랙도 잘 생긴다"며 "카페인을 다량 섭취할 경우 교감신경을 높여 수면 이갈이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어 스플린트(교합안정장치)를 고려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커피 색소가 치아 누렇게... 우유 소량 섞으면 도움
'착색'도 아메리카노가 치아에 미치는 영향 중 하나다. 커피에는 탄닌과 크로모겐 같은 색소 성분이 많아 치아 표면의 미세한 틈에 결합하면서 누런 착색을 만든다.

김성호 원장은 "치아 에나멜이 거칠수록, 치석이나 치태가 많을수록 색소가 더 잘 붙는다"며 "표면 관리가 잘 되면 착색은 대부분 외인성이라 스케일링이나 폴리싱, 필요시 치아미백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착색을 줄이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우유를 소량 섞으면 산도와 색소 부착이 소폭 낮아질 수 있다. 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빨대를 사용하면 앞니에 직접 닿는 것을 줄여 착색과 산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카페인이 침 분비 줄여... 구취, 치주염 위험↑
아메리카노는 구강 건조와 구취를 유발할 수도 있다. 카페인이 이뇨 작용과 함께 침 분비를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호 원장은 "입안이 마르면 자정작용이 떨어지고, 휘발성 황화합물과 커피 특유의 향이 겹쳐 구취가 심해진다"며 "침 분비량이 줄어들면 산이 오래 머물고 치태가 끈적해져 충치와 치주염이 유발되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침은 입안의 산성도를 중화하고 세균을 씻어내는 자정 작용을 한다. 카페인으로 침 분비가 줄어들면 이런 보호 기능이 약해지면서 구강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폴리페놀 성분은 플라그 억제... 단, 무설탕일 때만
아메리카노가 치아 건강에 미치는 '좋은 효과'도 있다. 커피에는 폴리페놀, 클로로겐산 같은 항균 성분이 있어 충치균인 스트렙토코쿠스 무탄스의 부착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다만 김성호 원장은 "현실에서는 산도, 색소, 카페인으로 인한 건조 등 단점들이 장점을 상쇄하기 쉽다"며 "여기에 시럽, 우유, 디저트가 동반되면 당 노출이 늘어 충치 위험은 즉시 높아진다"고 경고하며, "핵심은 무설탕 아메리카노와 짧은 노출"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메리카노 건강하게 마시는 법 5가지
아메리카노를 완전히 끊기는 어렵다면, 구강 건강을 지키면서 마시는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성호 원장이 제안하는 실천 팁은 다음과 같다.

① 가능하면 짧게 마신 뒤 물로 헹구기: 천천히 오래 마시면 산 노출 시간이 길어진다. 빠르게 마시고 물 한 모금으로 입안을 헹궈주면 산도를 중화할 수 있다.

②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빨대 사용: 빨대를 사용하면 앞니 부위의 착색과 산 접촉을 줄일 수 있다.

③ 커피 마신 직후 칫솔질 피하기: 산으로 법랑질이 연화된 상태에서 바로 칫솔질하면 오히려 마모가 심해진다. 20~30분 뒤 부드러운 칫솔과 불소치약으로 닦는 것이 좋다.

④ 불소가글과 자일리톨 껌 활용: 하루 한두 번 불소가글을 사용하면 법랑질 강화에 도움이 된다. 자일리톨 껌은 타액 분비를 촉진하고 pH 회복에 도움을 준다.

⑤ 이갈이 습관 있다면 스플린트 제작: 카페인이 이갈이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갈이 습관이 있다면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 제작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의외로 위험한 '건강식품'들... 레몬수·말린 과일도 주의
아메리카노 외에도 구강 건강에 의외로 해로운 식품들이 있다. 김성호 원장은 "무설탕이거나 건강식으로 알고 있는 식품들이 의외로 구강에는 불리할 수 있다"며 "핵심은 산성, 점착성 당, 색소, 그리고 노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원장이 말한 '의외로 치아 건강에 해로운 식품'들이다.

① 산이 강한 음료: 레몬수, 유자차, 매실차, 식초음료, 콤부차, 스포츠음료, 에너지 드링크, 탄산수는 pH가 낮다. 설탕이 없어도 산이 법랑질을 연화시켜 마모와 시림을 키운다. 아이스티나 허브티도 산성인 경우가 많아 반복 노출이 쌓이면 부식이 진행된다.

② 점착성 당분 식품: 말린 과일, 시리얼바, 한과, 떡처럼 끈끈한 탄수화물은 치아 표면에 오래 달라붙는다. 타액이 닿기 어려워 치태가 늘고 산 생성 시간이 길어진다. 꿀이나 조청이 들어간 간식도 마찬가지다.

③ 착색성 색소 식품: 카레, 간장, 발사믹 소스, 색소 음료는 치아 표면에 결합해 착색을 만든다. 표면이 거칠거나 치석이 있으면 더 잘 붙는다.

④ 술과 스무디: 술은 설탕이 없더라도 산과 알코올로 구강 건조를 유발한다. 스무디와 주스는 점성이 높고 과당 농도가 올라가며, 산과 당이 동시에 오래 머물러 과일을 직접 먹는 것보다 위험도가 크다.

김성호 원장은 "산성, 점착성 먹거리는 식사와 함께 짧게 섭취하고, 끝나자마자 물로 헹궈주는 것이 좋다"며 "착색이 누적됐다면 스케일링과 폴리싱, 필요시 전문가 미백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