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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위험 높이는 B형 간염... "무증상이라 더 위험" [인터뷰]
[인터뷰] 내과 전문의 성영준 원장
증상 없이 만성화되면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 위험
항체 없으면 백신 재접종 필요, 만성 환자는 정기 검진해야
B형 간염은 국내에서 여전히 흔한 간 질환 중 하나다. 상당수는 급성 감염 후 자연 회복되지만, 일부는 만성으로 진행돼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본인이 감염됐는지도 모른 채 질환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과 항체 유무 확인이 매우 중요하다. 내과 전문의 성영준 원장(서울베스트내과의원)은 "B형 간염은 무증상이라 더 위험하다"며, "항체가 없는 경우 재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예방접종과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릴 때 백신을 맞고 성인이 된 후에는 항체 존재 여부도 잘 모를 정도로 잊혀 가는 B형 간염이란 어떤 질환이고, 어떻게 간암까지 유발할 수 있는지 성 원장과 함께 그 위험성에 대해 알아봤다.
Q. B형 간염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B형 간염은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질환입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를 공격해 염증을 유발하며, 급성 또는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급성기에는 대부분 인체가 바이러스를 이겨내 자연 회복되지만, 이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 만성으로 진행돼 간경변이나 간암의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Q. B형 간염의 주요 감염 경로는 무엇인가요? 항체가 있으면 안심해도 되나요?
주된 감염 경로는 혈액이나 체액입니다. 감염된 산모가 출산할 때 아기에게 전염되는 '수직 감염'이 가장 흔하고, 성접촉이나 오염된 주사기, 의료기구, 문신·피어싱 도구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일상적인 접촉, 예를 들어 식사나 포옹으로는 전염되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항체가 있다는 것은 예방접종을 했거나 과거에 감염되어 면역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항체가 양성이라면 대부분은 안전하지만, 항체가 없다면 다시 감염될 수 있으니 예방접종을 꼭 받으셔야 합니다. 정기적인 혈액 검사로 항체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 급성과 만성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급성과 만성은 감염 후 체내의 바이러스 지속 기간과 경과에 따라 구분됩니다.
급성 B형 간염은 처음 감염된 후 나타나는 초기 단계로, 보통 몇 주~몇 달 사이에 자연 회복되기도 합니다. 반면, 6개월 이상 바이러스가 간에 남아 염증을 일으키면 만성으로 진단합니다. 만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간 조직 손상이 누적되고, 간경변이나 간암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필요시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즉, 초기 감염 후 단기간에 회복이 된 경우를 급성 B형 간염이라 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바이러스가 간에 남아있는 상태가 만성 B형 간염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Q. 만성화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B형 간염의 만성화 여부는 감염 당시의 나이와 면역체계 반응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신생아나 유아는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바이러스를 제거하지 못하고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성인이 감염된 경우에는 대부분 급성 감염 후 자연 회복되지만, 일부는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만성화되면 바이러스가 간에 계속 남아 염증과 간세포 손상을 유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간경변이나 간암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만성 B형 간염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면 이러한 합병증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Q. 증상이 거의 없다던데, 만성 B형 간염은 주로 어떻게 발견되나요?
맞습니다. 만성 B형 간염은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간에 염증이 생기고 간 손상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혈액검사에서 간 기능 이상이나 표면항원(HBsAg) 양성 반응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는 간 초음파나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와 추가 검사 중에 진단되기도 합니다.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가족력이나 감염 위험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Q. 그렇다면 B형 간염 검사는 누가 받아야 하나요? 어떤 검사를 받는지도 궁금합니다.
B형간염 검사는 감염 위험이 있거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라면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가족 중 B형 간염 환자가 있거나 과거에 감염 환자와 혈액·체액 접촉 가능성이 있는 분들, 임산부 등이 해당합니다.
검사는 주로 혈액검사로 진행되며, 다음 항목들을 통해 감염 여부와 상태를 평가합니다.
• HBsAg (표면항원): 현재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Anti-HBs Ab (표면항체): 예방접종이나 과거 감염으로 면역이 형성되었는지 확인합니다.
• HBeAg(활동성): 양성일 경우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높고 전염성이 큽니다..
• HbeAb: 바이러스의 활발한 증식이 억제되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 HBV DNA 검사: 바이러스 양을 측정해 치료 필요성을 판단합니다.
검사 결과와 간 기능 수치, 바이러스의 활동성 등을 종합해 치료 여부를 결정하며, 감염이 확인되면 추가 검사와 상담을 통해 만성 여부를 진단하고, 필요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치료 계획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전문의가 개별적으로 수립합니다.
Q. 만성 B형 간염으로 진단 시 치료와 관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약물 치료가 필수적인가요?
모든 환자가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 기능 검사, 바이러스의 양, 간 조직 손상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상태가 안정적이면 정기 관찰만으로 관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간염이 진행돼 간 손상이 발생했다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이 약물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간 손상을 줄이고, 간경변·간암 발생 위험을 낮춥니다. 대부분 정제 형태로 매일 복용하며, 중단 시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될 수 있어 장기 복용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치료 기간은 수년에서 평생까지 환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료 중에는 정기적인 혈액검사, 간 초음파, 간 섬유화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해 바이러스 수치와 간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치료 반응이 좋고 바이러스가 완전히 억제된 경우에도, 치료 중단 여부는 의사의 판단 아래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생활 습관에서는 술을 피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간에 부담을 주는 약물은 복용 전 의사와 반드시 상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간 기능과 바이러스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상태 변화를 조기에 파악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Q. 말씀하신 정기적 관찰을 위한 검사는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혈액검사는 3~6개월마다 시행해 간 기능 수치(ALT, AST)와 바이러스 양(HBV DNA) 을 확인하고, 간 초음파는 간경변이나 간암 조기 발견을 위해 6개월에 한 번씩 시행합니다. 필요한 경우 간 섬유화 검사(FibroScan)로 간 조직의 경직도와 섬유화 정도를 평가합니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 상태와 바이러스 활동성을 꾸준히 관찰하면, 이상 징후 발생 시 신속하게 치료 방향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검사 항목과 주기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합니다.
Q. B형 간염 환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무증상이라 방치되기 쉬운 만성 B형 간염은 스스로 간 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검진과 전문의 상담, 그리고 필요할 때 꾸준한 치료가 간경변이나 간암 같은 합병증 예방의 지름길입니다.
반드시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고, 의료진과 상담하며 꾸준히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치료 중인 경우 항바이러스제도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며, 복용 중 치료 중단을 원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 후 결정해야 합니다.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스트레스 관리도 간 건강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들에게도 올바른 정보를 알려 B형 간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하는 데 함께해 주셨으면 합니다.